우리 가족은 언젠가부터 이산 가족이 되었다.
내가 집을 나와 살기 시작한 것은 1995년, 전원이 기숙을 해야하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부터이다. 같은 고등학교 출신인 우리 누나는 나보다 일년 먼저 집에서 나가야 했고, 이 때 부터 우리 가족은 어머니와 아버지, 누나와 나 이렇게 반으로 떨어져 지내기 시작했다.
1997년에 누나와 내가 동시에 대학에 입학하면서 나는 대전으로 누나는 서울로 진학하게 되어 우리 가족은 다시 또 셋으로 나뉘게 되었다. 몇 년이 지나 내가 취직과 동시에 서울로 옮겨왔지만 누나와는 여전히 떨어져 지냈다.
몇 년간의 직장 생활 중에서 몇 개월 정도는 누나와 같은 집에 살기도 했지만 누나가 유학을 떠난 뒤로는 명절에도 모일 수 없는 진정한 이산 가족이 되어버렸다. -_-;;
가족들을 만나러 서울로, 대전으로, 미국으로 ... 부지런히 다니시는 것은 어머니 뿐. 누나는 그럴 처지가 되지 못했고, 아버지와 나는 그럴만한 성격이 되지 못한다.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져 오랜만에 부모님이 계신 집에 가도 왠지 불편해하던 나였지만 요즘은 종종 '함께' 라면 더 좋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된다. 어머니가 미국에 가신 뒤로 두 달이 넘도록 혼자 계신 아버지도 안스럽고, 어머니가 돌아오고 나면 타국에서 공부하랴 생활하랴 힘들 누나도 걱정이다. 물론 나도 가끔은 외롭다.
이래서 가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고 하나보다.

